오늘(2018.1.12) 저녁, 남편의 회사 동료들 모임에 함께했다.  

아침부터 유선염 때문에 타이레놀을 먹고, 천근만근한 몸이 조금 나아지고 나서야 오늘 저녁 일정에 갈 마음이 생겼다.

낮 3시부터 아기들을 준비시키고, 나도 준비하고 4시반. 

택시를 타고 파크로 향했다.


저녁 모임은 서대문구에서 마을 지역 모임을 하고 계신 분이 초대한 모임이었다. 

(사실 계속 진행된 모임인데 남편은 사정이 생겨 한번도 못왔다고한다.)

2층짜리 주택으로 1층엔 지역 마을 사랑방으로 2층은 본인 집이라고 하신다.

방은 2개였는데, 넓은 방에선 우리들이 먹고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다른 방은 여러 시민 단체가 쓰는 사무실이었다.

성민이 수유를 위해 잠시 사무실에 들어갔었는데, 페미니즘 책, 주택 사업 관련 서류, 빈곤탈출 포스터, 길냥이에게 주는 고양이 사료, 재미있는 트윗 메모(일이 잘 안풀릴 때는 아...내가 예쁘고 귀여워서 일이 안풀리나 생각하자 / 영어공부를 해야하는데 하기 싫다. 내 인생은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그래서 망했다? 이런 류) 까지 뭔가 예쁘고 부러운 느낌이 잠시 들었다. 잠깐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불고기, 매콤 새우찜, 오징어 숙회, 미역 데친 것, 꽃게탕, 후식으로 나온 딸기, 귤, 고구마, 만두, 과자까지 

더할 나위없는 저녁 식사였다. 

이런 자리에서 남편은 술 한잔 마시지 않고 사람들과 이번 주에 있었던 파크의 버라이어티한 일들을 이야기했다.

내가 언제나 궁금해했던 남편의 업무 일상. 이렇게 들어보니 참 구체적이고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었구나 싶었다.

집에 와서 나에게 이야기해줬으면 했던 이야기들을 남편 동료들이 함께 이야기해주니 퍼즐 맞추듯 이야기가 술술 들렸다.

동료들의 말 한마디에 맞장구를 치고, 경청하고, 의견을 이야기하는 남편을 보면서 행복했다. 그리고 멋있었다.

'이런 일들 속에 있었구나, 하루하루 참 치열했겠다' 싶다.


예쁘고 착하고 고마운 사람, 내 남편.

더없이 사랑하고 또 사랑해야지.

오늘, 이 모임에 오길 참 잘했다. 날 오라고 해준 동료분들도 더없이 고맙고.

그리고 서대문구 마을 모임에 참여해볼 날도 곧 올테니 더 좋을 것 같다.

2018년, 새로운 날들이 기대된다. 남편에게도 나에게도, 우리 아기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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