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영글게 "엄마~ 엄마~~"를 외친다.

밤 9시, 요근래 잠투정이 심해진 둘째를 아기띠로 안고, 아마도 둘째를 안아서 혹은 졸려서 우는 첫째를 아기띠 옆으로 또 안았다.

그렇게 아이 둘을 겨우 재우고 1시간쯤 지났을까?

그사이 남편이 늦은 퇴근을 했고, 노트북으로 남은 편집 일을 하려는데...

쮸야가 그새 깨서 나를 찾는다. 부쩍 말이 늘은 아이는 낮에도 많이 이야기를 한다.

간간히 알아들을 수 있는 명사들로 이어진 말들.

- 엄마가 %!@@$#%ㅛ%^ 아빠가 ????????? 푸조가_________

- 뽀뽀, 아, 뽀뽀~~ 아아, 저거저거 뽀뽀~ (문고리에 걸려있는 뽀로로 가방을 내려달라는 뜻)

- 할미, 하삐 (영상통화하자는 뜻. 전화기만 보면 신남)


말 뿐만 아니라 행동도 많이졌는데 참, 말로할 수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세상 귀엽다. ㅎㅎㅎ

오늘은 책장 쪽을 계속해서 가리키더니 뭐라말하더니 맨 마지막에 "없네" 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고개를 갸우뚱하고, 잘 모르겠다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오른쪽 두번째 손가락을 관자놀이에 댄다.

그러다 갑자기 무릎을 탁치고, 입모양으로 이~~(약간 뭔가 아니라는 듯한 의미인듯)  이러면서 인상을 확 찌푸린다.

혼자 무슨 생각이 났던 걸까.


이제 29개월.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의 소리가 영글다.

너무 잘 들려서, 너무 잘 불러서, 너무 잘 말해서 안타깝고 안쓰럽다.

당장 달려가서 뽀뽀를 해주고 사랑한다 안아줘야지.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9개월 아기의 말하기  (0) 2017.12.18
<마법의성>  (0) 2017.12.18
너무 힘든 하루였다.  (0) 2017.12.01
이가 날지도 몰라!!  (0) 2017.11.29
유선염, 가만두지 않겠다.  (0) 2017.11.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