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야는 정말 말을 잘하는데, 이젠 문장으로 말을 한다.


- 엄마, 킨더조이 @#($% 주세요. 

대체로 안된다는 나의 대답을 3번 이상 들으면 엄마, 킨더조이 줘 (말이 짧아진다.ㅋㅋ)

다행히 마트에서 킨더조이를 사면 여러개를 마구 집거나 하지 않는다. (착한데!)

그저 집에 돌아와서 계속 킨더조이 말을 할 뿐.

시부모님과 영상통화에서도 꼭 킨더조이 사달라고 한다.

킨더조이... 싫은데...분리수거를 위해 초코렛을 닦아내야하니 너무 번거롭다.꼭 내 손에 초코를 묻혀야하겠니.


- 으으~ 저거 저거 @$%#^ 줘 / 맞다!

책장에 자기 손에 닿지 않는 물건을 보고 달라고 할 때 하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설거지를 하거나 둘째를 돌보고 있으면 맞다! 를 외치고는 발디딜 수 있는 발판 (발판이라 쓰고 아기화장실이라 읽는다)을 가지고 와선 자기가 목표하던 물건을 쟁취한다. 맞다 라고 외칠 때의 그 귀여움이란.


-이오 줘. 

아침부터 듣는 말인데 냉장고 앞에선 매번 이 말을 한다. 누가 요쿠르트에 이오라는 이름을 붙였는가! 4글자를 2글자로 줄였으니 경제적이라 해야하나. 무튼 쭈야에게 이오는 요쿠르트다.


- 딸기 줘.

요즘 많이 듣는 소리다. 이번 주 또 유선염으로 고생하던 날이었다. 몸은 천근만근, 아기들은 안아줘야하는데 물을 한가득 머금은 스펀지처럼 몸이 무거웠다. 아침 밥 먹은 설거지는 한 바가지에, 애는 계속 딸기 타령은 해대니 으... 딸기 줘 제일 싫은 말이었다. 이번주 제일 듣기 싫은 말 1위다.


- 가치(같이)하자

내가 이렇게 말을 많이했을까? 쭈는 이 말을 정말정말 많이하는데, 내가 화장실에 있을 때 이러면 정말 뭘 같이하자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다 큰 볼일을 보면 코를 틀어막고 찌찌 라며 말한다. (무시당한거냐!) 그러곤 내가 화장실에서 나오면 변기통에 손을 흔들고, 냄새를 굳이 맡으러 가면서...ㅋ 

생각해보니 같이하자는 말의 원흉은 남편이다. 주말에 애랑 놀아주는 내내 "우리 같이할까?" 이 말을 남편이 제일 많이 했다. 언제나 남편이 문제다. ㅋㅋ


- 한 개, 두 개, 한 개, 한 개...

정말 이렇게 센다. 수 개념은 아직 모르는 것 같고, 그저 말을 따라하는 것 같다. 두 개까지 세고, 다시 한 개 할 땐 웃으면 안되는데 자꾸 웃음난다.


- 꽁꽁 보여줘.

맘마먹자 라고 하면 자동반사로 나오는 말이다. 엉뚱발랄 귀염둥이 콩순이. 쭈야가 요즘 콩순이 4기를 엄청 좋아한다. 예전 내용들도 좋아하는데 매번 보니 얼마나 질리겠는가. 뉴에피소드는 윤주도 좋아한다. 너무 어린 아기에게 동영상을 많이 보여주는 건 좋지 않다고 한다. 나도 아는데, 밥 안먹는 아이가 동영상만 보면 밥을 먹으니 안 보여줄 수도 없고, 에휴휴. 걱정이 많이 된다. 콩순이가 효자인 건 맞는데...무지 고마운데... 보여줄 때마다 고민되고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수없이 많은 말을 해서 많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내 입모양을 유심히 보고, 새로운 단어를 곧잘 따라하는 걸 보면, 아, 예뻐!

그러고 많이 난감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다. 

대화가 되니 좋기도 하다.

하지만 육아가 왜 육아겠는가. 아이의 떼는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고, 위험하다 안된다는 말을 나는 수도 없이 해야한다.

부정형의 말들과 화난 인상. 아이는 나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하긴하다. 

폭풍눈물을 흘리고, 다시 웃고, 밥 먹이기 전쟁을 치르다보면 하루가 훌쩍 가 있다.

오전 시간을 보내고 고작 오후 1시가 됐을 때... 그 절망이란. 언제 하루가 가냐며 한숨을 푹푹 내쉰다.

그래도 시간은 가고, 아이는 크고, 나도 점점 엄마가 되는 거겠지.

아이 둘, 쉽지 않은 육아는 밤에도 계속된다. 둘째가 오늘 밤도 잘 자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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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성> - 더 클래식-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우리 앞에 펼쳐질 세상이 너무나 소중해 함께라면




늦은 밤, 이 노래가 왜 이리 듣고 싶은지.

사랑하는 딸을 생각하며 듣고 있다.

우리 공주님, 예쁘고 또 예뻐서, 사랑하고 또 사랑해서 내 맘 가득 지켜주고 싶다.

예쁜 노랫말이다.

나중에 꼭 같이 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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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영글게 "엄마~ 엄마~~"를 외친다.

밤 9시, 요근래 잠투정이 심해진 둘째를 아기띠로 안고, 아마도 둘째를 안아서 혹은 졸려서 우는 첫째를 아기띠 옆으로 또 안았다.

그렇게 아이 둘을 겨우 재우고 1시간쯤 지났을까?

그사이 남편이 늦은 퇴근을 했고, 노트북으로 남은 편집 일을 하려는데...

쮸야가 그새 깨서 나를 찾는다. 부쩍 말이 늘은 아이는 낮에도 많이 이야기를 한다.

간간히 알아들을 수 있는 명사들로 이어진 말들.

- 엄마가 %!@@$#%ㅛ%^ 아빠가 ????????? 푸조가_________

- 뽀뽀, 아, 뽀뽀~~ 아아, 저거저거 뽀뽀~ (문고리에 걸려있는 뽀로로 가방을 내려달라는 뜻)

- 할미, 하삐 (영상통화하자는 뜻. 전화기만 보면 신남)


말 뿐만 아니라 행동도 많이졌는데 참, 말로할 수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세상 귀엽다. ㅎㅎㅎ

오늘은 책장 쪽을 계속해서 가리키더니 뭐라말하더니 맨 마지막에 "없네" 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고개를 갸우뚱하고, 잘 모르겠다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오른쪽 두번째 손가락을 관자놀이에 댄다.

그러다 갑자기 무릎을 탁치고, 입모양으로 이~~(약간 뭔가 아니라는 듯한 의미인듯)  이러면서 인상을 확 찌푸린다.

혼자 무슨 생각이 났던 걸까.


이제 29개월.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의 소리가 영글다.

너무 잘 들려서, 너무 잘 불러서, 너무 잘 말해서 안타깝고 안쓰럽다.

당장 달려가서 뽀뽀를 해주고 사랑한다 안아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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